왜 소방공무원에게 회복탄력성 훈련이 필요한가? 3가지 이유로 알아보는 FIRE-UP 프로그램의 의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소방공무원입니다. 화재 진압, 구조, 응급 대응, 재난 출동까지 그들이 감당하는 역할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매일 마주하는 내면의 고통과 심리적 후유증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1. 소방공무원은 왜 더 큰 심리적 위험에 노출되는가?
소방공무원은 반복적으로 외상적 사건(traumatic event) 에 노출됩니다. 화염 속에서의 구조, 응급처치를 위한 처절한 사투, 때로는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이는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 ‘도덕적 상처(Moral Injury)’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도덕적 상처는 자신이 믿는 가치나 윤리에 반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을 때 발생하는 심리적 충격으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PTSD 유병률은 일반인의 10배에 이르며, 자살률 또한 전체 공무원의 3배, 국민 평균의 2배 이상입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적이고 사회적인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기존의 심리 지원은 왜 충분하지 않은가?
그동안 소방조직은 상담, 심리 검사, 교육 등을 통해 정서적 회복을 지원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개 일시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져, 개개인의 경험과 맥락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회복력 향상 프로그램은 매우 부족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한국형 소방공무원 회복탄력성 훈련 프로그램 ‘FIRE-UP’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 소방관의 경험과 한국 소방 조직의 현실을 바탕으로 설계된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3. FIRE-UP 프로그램은 무엇이 다른가?
FIRE-UP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을 핵심 키워드로 삼습니다. 단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내적 힘을 키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주요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리 교육: 스트레스와 외상 반응에 대한 이해
- 감정 조절 훈련: 불안, 분노, 슬픔 등을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연습
- 회복적 대화기법: 동료들과의 신뢰 형성을 통해 정서적 지지 확보
- 개인 맞춤 회복 계획: 나의 트리거와 회복 자원을 분석해 일상에 적용
이러한 훈련은 단순히 정신적 ‘치료’를 넘어 예방과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실제 현장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리적 응급 도구를 제공합니다.
4, 결론: 구조받는 국민만큼, 구조하는 사람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종종 소방공무원을 ‘영웅’ 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상처받고 흔들립니다. FIRE-UP은 그런 그들에게 "당신도 돌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첫걸음입니다.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은 곧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의 안전망을 의미합니다. 이제는 구조 이후, 그들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도 국가적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소방공무원과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
FIRE-UP은 단순한 훈련이 아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지키겠다는 약속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