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인하,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90일의 기회와 한계
2025년 5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대한 합의가 나왔습니다. 오는 5월 14일부터 90일간, 서로에게 부과하던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것입니다. 무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죠.
이 뉴스, 단순한 ‘외신 보도’로 넘기기엔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과연 이 90일간의 관세 인하 조치는 한국에 어떤 의미일까요?
1. 단기적으로는 ‘숨통 트였다’…한국 수출에 반가운 소식
1) 중국 생산이 늘면, 한국 수출도 산다
중국이 미국에 물건을 더 싸게 수출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이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중국의 많은 제품이 한국산 반도체, 부품, 소재를 써서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 즉,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파는 중간재 수요가 늘어난다는 뜻이죠.
2) KDI 분석이 말하는 경제 연결고리
과거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 GDP는 0.31%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중국의 수출은 한국 경제와 깊이 엮여 있습니다.
3) 이번 관세 인하로 그런 악영향을 피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단기적인 긍정 효과는 분명합니다.
한국 내 ‘중국산 저가 공습’ 우려도 줄어고율 관세가 계속됐다면, 중국 기업들이 미국 대신 한국 등지에 물건을 싸게 팔았을 겁니다.하지만 관세 인하로 미국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서, 한국 내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우려도 줄어들게 됐습니다.
2.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90일 후 다시 원점?
하지만 이번 조치, 딱 90일짜리 임시방편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남아 있습니다.
1) 근본적 갈등 해소는 ‘아직’
무역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관세가 아니라,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주도권 다툼입니다.
90일 후 협상이 잘 안 되면, 관세는 다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2) 미국의 ‘공급망 리셋’ 전략은 계속된다
바이든 행정부부터 이어진 CHIPS Act(반도체 지원법), 중국 의존 탈피 전략 등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한국도 이 공급망 재편에 따라 새로운 ‘눈치 싸움’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압박 가능성미국이 중국에 대해 30% 정도로 관세를 낮추면, 한국 등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에서도 차등을 두며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한국은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정리하면…
- 미중 관세 인하, 한국에겐 숨통 트이는 단기 호재
- 한국산 반도체·부품 수요 증가 기대감
-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우려 완화
- 하지만, 90일 한시 조치로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존재
- 공급망 재편, 미국의 통상 전략 변화에 유의할 필요
4. 블로거 한마디
경제는 숫자보다 ‘흐름’을 읽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번 관세 인하가 반가운 소식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흐름이 진짜 변한 것인지, 잠시 물러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한국은 미중 간의 대결 구도 속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90일은 그런 전략을 준비할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