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박사가 바라보는 세상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한동훈, 권력의 자리에는 부적절하다

마인드헌터(MindHunter) 2025. 5. 1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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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전 장관은 오랜 시간 검찰 조직에서 활약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인물이다. 강경하고 단호한 말투, 자신감 넘치는 언행, 세련된 외모는 정치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당대표로까지 도약하였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일련의 정치적 행보는 단언컨대, 한 명의 유능한 검사일 수는 있으나 국민의 대표자, 더 나아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르기에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오늘 우리는 왜 한동훈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첫째, 정치적 확장성이 결정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한국 정치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는 지역과 계층, 이념을 아우르는 포용력이다. 박정희·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과거의 대통령들은 각기 다른 지역적 기반과 정치적 정체성을 가졌지만, 그 기반을 넘는 확장성과 정치적 설득력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끌어냈다. 그러나 한동훈은 어떠한가? 서울 강남, 국제학교, 미국 유학, 고위 검사, 비례대표, 그리고 청년층 일부의 지지에만 의존한 채, 지역 기반도, 정당 내 기반도, 정치적 연대도 부재하다. 특히 보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에서도 확고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은 심각한 결점이다. 이는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정치적 기반조차 형성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둘째, 정치적 내공의 부족과 국가 비전 제시 역량의 한계가 뚜렷하다.

법률가로서의 논리력과 언변은 훌륭할지 모르나, 그것이 곧 정치인의 역량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정치란 단지 법과 원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복합적 통합행위다. 그러나 한동훈은 복지, 노동, 외교, 통일 등 핵심 분야에서 구체적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한 바 없으며, 위기 대응 능력이나 갈등 조정 능력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당과의 협치, 여당 내 분열 수습, 국정운영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셋째, 검찰 중심의 권력 운영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한동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권력 강화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조국 전 장관 사건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이르기까지, 한 장관은 철저히 '정치검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심을 자초했고, 검찰의 정치 개입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검사가 나라를 운영하면 나라가 법대로 굴러갈 것"이라는 환상은 이미 현실 정치에서 수차례 실패로 귀결된 바 있다. 다시금 검사 출신 권력자가 최고 통치자가 되는 것은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심각한 역행일 뿐이다.

 

넷째, 당내 리더십과 정치적 조율 능력의 부재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한동훈은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원외 인사라는 태생적 한계도 안고 있다. 당내 중진들과의 소통은 단절되었고, 계파 간 갈등은 방치되었으며, 청년 중심의 일방적 행보는 당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정당정치는 다수의 이해관계와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한동훈은 자신과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을 포용하기보다는, 강한 어조로 배제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아닌, 통치자의 위험한 독선으로 비칠 수 있다.

 

다섯째, 자녀 관련 논란은 국민적 신뢰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딸의 이중국적 문제는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라고 하더라도, 공직자의 도덕성과 상징성을 감안할 때 공정성 논란은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MIT 합격과 관련해 제기된 다수의 의혹들이다. 경찰은 불송치 처분을 내렸지만, 이는 입증 부족이지 완전한 무혐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인의 가족 문제는 정치적 상징성과 직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형의 비리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를 맞았던 전례를 기억해야 한다. 한동훈의 경우, 딸과 관련된 각종 스펙 부풀리기 논란은 여전히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정책 콘텐츠의 부재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대중적 인지도는 곧바로 통치 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 청년 실업, 외교 불확실성 등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 없이 '이미지 정치', '검사 브랜드'에 기대어 정치의 본질을 흐리는 방식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한동훈은 지금까지 정치적 쇼맨십은 보여줬을지언정, 정책적 비전과 철학, 그리고 국민 통합을 위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보여준 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동훈은 뛰어난 검사였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감'이 아니다. 정치는 수사(修辭)가 아니라 실력이며, 통치는 이미지가 아니라 무게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지도자는 통합의 리더, 정책의 설계자, 신뢰의 상징이다. 한동훈은 그 어떤 항목에서도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정치의 본질을 다시 물어야 한다. 정치란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갈등을 풀어내며,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이미지와 말재주로 채울 수 없는 그 자리에는 한동훈이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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