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박사가 바라보는 세상

권력을 잃은 윤석열의 내면: 분노, 부정, 자기애의 심리학

마인드헌터(MindHunter) 2025. 6. 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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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헌정사적 사건을 통해 공식적으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의 퇴진 이후 일련의 행동은 그가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자신을 정치적 중심축으로 여기는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그는 공식 석상이나 개인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탄핵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언동을 넘어서, 권력을 상실한 한 인물이 심리적으로 겪는 복합적 갈등과 부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탄핵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언행은 크게 세 가지 심리적 반응으로 분석될 수 있다.

 

첫째는 '부정'이다. 그는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정치적 음모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인 '부정(denial)'의 전형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자아를 보호하려는 심리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국가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탄핵이 일시적인 혼란에 불과하다고 믿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둘째는 '분노'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정치인을 향해 날선 반응을 보이며, 국민과 지지층을 상대로 피해자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자기애적 상처(narcissistic injury)가 심리적 분노로 변환된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자기애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외부로부터의 평가절하에 민감하며, 그것이 곧 자기 존재 전체를 부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윤 전 대통령의 반응은 이러한 자기애의 붕괴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방어적 공격성으로 풀이된다.

 

셋째는 '과잉행동'이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퇴장했으나,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강한 충동을 드러낸다. 헌재에서 보인 말과 행동,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들에게 보이는 행동 등은 모두 자신이 여전히 영향력 있는 인물임을 증명하려는 행위다. 이는 흔히 심리학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권력에 대한 과잉보상'으로, 상실의 공허감을 외적 행동으로 채우려는 무의식적 시도다. 권력을 상실한 이들이 반복적으로 '무대 위 복귀'를 꿈꾸는 것은 심리적 보상욕구에 기인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윤석열의 태도에서 과대망상적 사고가 더욱 강화된 양상을 관찰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정의와 법치의 대명사이며, 국민이 언젠가 자신의 복귀를 원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보인다. 이는 객관적 현실과 괴리된 자기 인식으로, 망상적 사고의 전형적 특징이다. 특히, 대중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역사의 부름'이나 '정치적 사명'으로 포장하는 방식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과잉 자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윤석열이 경찰 소환 요구에 불응한 당일,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아크로비스타 상가를 활보한 장면은 그의 심리상태를 여러 측면에서 드러낸다.

첫째, 외부 시선에 대한 무감각 또는 의도적 무시가 두드러진다. 통상적으로 공적 압박이 극심한 상황에서 인물들은 단정하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오히려 캐주얼한 복장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함으로써 사회적 규범과 긴장감 자체를 거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외부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입장을 우선시하는 자기중심적 태도와 연결된다.

 

둘째, 과도한 자기 확신과 자아비대감이 복장을 통해 드러난다. 소환 요구를 무시하면서도 대중 앞에 당당히 나서는 태도는 자신을 예외적 존재로 인식하는 심리의 반영이다. “나는 특별하므로 법이나 규범이 나를 제약할 수 없다”는 과대망상적 사고가 이러한 행동으로 외현화된다.

 

셋째, 반항적 메시지를 담은 도전적 행동이다. 평상복 외출은 단순한 편안함을 넘어서, 공권력에 대한 무언의 저항 혹은 조롱의 메시지를 내포한다. 이는 권위와 규범에 도전하거나 자신의 무력감을 보상하려는 방어기제로 해석될 수 있다.

 

넷째, 불안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려는 심리적 반응이다. 위기 상황에서 일부 인물은 오히려 더 평온하거나 무심한 태도를 취하며, 내부의 긴장을 외면하려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복장은 심리적 불안이나 압박을 외면하고 일상성을 강조함으로써 자아를 방어하려는 무의식적 시도로 볼 수 있다.

 

다섯째, '나는 여전히 일상을 살아간다'는 신호를 외부에 보내는 자기 방어적 표현이다. 비상 상황을 일상화된 행동으로 덮으려는 이러한 선택은, 위기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면의 혼란을 통제하려는 심리의 반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장은 단순한 옷차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사회적 규범과 법적 권위에 대한 심리적 거리두기이자, 자기 과시, 불안 회피, 그리고 방어기제의 복합적 표출로 해석된다.

 
더불어 심리적 의존성 역시 이전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가족이나 극소수 측근에 의존하여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이들의 피드백을 통해 자기 확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의존은 외부 비판이나 사회적 현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그의 발언 중에는 극단적 사고나 편향된 해석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확증편향'의 심리 구조를 반영한다.
 

정리하면, 윤석열 탄핵 후 행동은 단순한 정치적 생존 전략을 넘어서, 깊은 심리적 균열과 권력 상실로 인한 정체성 혼란, 그리고 자기애의 붕괴로 인한 방어적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민적 심판에 직면한 지도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과 괴리된 자기 확신 속에서 계속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 때, 이는 민주주의 사회 전체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권력을 상실한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심리는, 민주적 절차와 국민의 뜻을 부정하는 것이며, 이는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로 진화할 수 있다. 윤석열이 지금이라도 자신의 심리 상태를 객관화하고, 진정한 반성과 회복을 도모하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공적 인물로서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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